지난 2월 4일 수요일 오후 5시경, 텍사스주 리처드슨(Richardson)의 한 아파트 단지에서 아마존의 배송 드론 MK30이 건물 외벽과 충돌하며 추락하는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목격자에 따르면 드론은 배송을 위해 수직 비행 모드로 전환하던 중 건물 측면을 들이받았고, 지상으로 추락한 뒤에도 프로펠러가 계속 회전하며 연기와 불꽃을 일으켰다고 합니다. 전형적인 드론의 추락 사고입니다. 다행히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이 사고는 기계적 결함을 넘어 상용 드론 서비스가 직면한 어려움을 객관적으로 보여줍니다.

반복되는 사고 패턴

몇 달 전인 2025년 11월 텍사스 웨이코에서는 드론이 인터넷 케이블을 감지하지 못해 절단하는 사고가 있었고, 10월에는 애리조나 톨레슨에서 두 대의 드론이 연달아 건설 크레인 붐에 충돌하기도 했습니다. 또한 오레곤에서는 우천 시 소프트웨어 오작동으로 추락 후 화재가 발생한 사례도 있었습니다.

이번 사고는 처음 있는 사고로 보이지만, 근본원인 관점에서는 그렇지 않습니다. 사고의 현상은 달랐지만, 단순한 불량이 아니라, 복잡한 우리 생활 현장을 대상으로 신뢰성을 확보하지 못한 것이라는 부분은 역시나 동일한 원인입니다.

원인: '단일 실패 지점(Single Point of Failure)'의 위험성

전문가들은 이번 사고의 원인으로 센서 시스템의 한계를 지목합니다. MK30 드론은 라이다(LiDAR)와 컴퓨터 비전 등 광학 센서에 전적으로 의존해 장애물을 감지하는데, 이 센서들이 대비가 낮은 아파트의 치장벽토(stucco)나 유리 표면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했을 가능성이 큽니다. 여기서 제가 주목하고 싶은 핵심은 바로 '단일 실패 지점(Single Point of Failure)'입니다. 이전 모델인 MK27이 물리적 스위치를 통해 지면 접촉 여부 등을 확인했던 것과 달리, 신형 MK30은 경량화와 효율성을 위해 이러한 물리적 안전장치를 제거하고 소프트웨어와 센서에만 의존하도록 설계되었습니다. 즉, 센서가 한번 오류를 일으키면 이를 보완할 백업 시스템 없이 전체 시스템이 실패로 직결되는 구조가 된 것입니다. 하나의 실패가 전체의 붕괴로 이어지는 시스템에서는 정기적이고 안정적인 상업 운항을 담보하기 어렵습니다.

첨단 기술 vs 확실한 기술, 그리고 규모의 경제

드론 배송 상용화에 진정으로 필요한 것은 화려한 '첨단 기술'이 아니라, 어떤 상황에서도 작동하는 '확실한 기술'입니다. 고객과 규제 당국이 원하는 것은 99번 성공하고 1번 추락하는 혁신이 아니라, 100번 모두 안전하게 도착하는 신뢰성입니다. 문제는 여기서 발생합니다. 이처럼 고도의 신뢰성을 확보하면서도 택배비와 경쟁할 수 있는 낮은 서비스 단가를 맞추려면 유일한 길은 '규모의 경제(Economy of Scale)'를 이루는 것뿐입니다. 수천, 수만 대의 드론이 동시에 하늘을 날며 비용을 분산시켜야만 수익성을 맞출 수 있습니다. 하지만 현실은 냉혹합니다. 신뢰성이 확보되지 않은 상태에서 규모를 키우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사고가 발생할 때마다 FAA(미 연방항공청)와 같은 규제 당국은 조사를 위해 운항을 중단시키거나 규제를 강화할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결국 '신뢰성 확보를 위한 비용 증가'와 '단가 하락을 위한 규모 확대의 어려움'이라는 모순된 상황 속에서 아마존의 드론 배송은 딜레마에 빠져 있습니다. 단일 실패 지점을 방치한 채 규모의 경제를 논하는 것은 모래 위에 성을 쌓는 것과 같습니다. 이번 사고는 드론 산업이 '속도'보다는 '완결성'을, '확장'보다는 '안전 설계'를 다시 한번 깊이 고민해야 하는 어쩔 수 없는 ‘규제 산업’임을 다시 한번 보여줍니다. 결국 드론이 과연 우리 사회 가운데 어디에서 혁신을 일으킬 수 있는 도구인지 다시 한번 돌아봐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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