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1월 25일 오늘, 중국이 자체 우주정거장 '톈궁'에서 발생한 비상사태에 대응하기 위해 선저우 22호를 긴급 발사했습니다. 현지시간 간쑤성 주취안 위성발사센터에서 창정 2호F 로켓에 실려 발사된 선저우 22호는 약 3시간 30분 후인 오후 3시 50분(현지시간)에 톈궁 우주정거장과 성공적으로 도킹했습니다.
이번 발사가 특별한 이유는 중국 유인우주공정 역사상 첫 번째 긴급 발사라는 점입니다. 평상시라면 30일 이상 걸리는 발사 준비 과정을 불과 16일로 단축했죠.
사건의 발단은 올해 4월 24일 발사된 선저우 20호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6개월간의 임무를 마치고 11월 5일 지구로 돌아올 예정이었던 선저우 20호 승무원들은 출발 직전 충격적인 사실을 발견하게 됩니다. 우주선 창문에 우주 파편과의 충돌로 인한 균열이 발견된 것이죠.
중국 유인우주공정판공실은 이 균열이 지구 귀환 시 안전상 위험할 수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그 결과 선저우 20호 승무원들의 귀환은 9일간 연기되었고, 대신 10월 31일 발사된 선저우 21호를 이용해 11월 14일 무사히 지구로 돌아왔습니다.
그래서 선저우 21호 승무원 3명(장루, 장홍장, 우페이)이 우주정거장에 남게 되었는데, 이들이 타고 온 선저우 21호는 이미 선저우 20호 승무원들이 귀환용으로 사용되었죠. 결국, 비상시 지구로 돌아갈 수단이 없는 상황이 발생한 것입니다.
중국은 이 비상사태에 놀라운 속도로 대응합니다. 원래 2026년 4~5월에 발사 예정이었던 선저우 22호를 긴급히 앞당겨 준비합니다. 그리고 중국항천과기집단 엔지니어 쩡야오샹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30일 이상 걸리는 시험-발사 과정을 단 16일로 단축했다고 밝혔습니다.
선저우 22호는 무인 상태로 발사되었으며, 식품, 의약품, 그리고 선저우 20호 창문 균열 문제를 해결할 장비 등 약 600kg의 화물을 실었습니다. 이 우주선은 내년 4~5월경 선저우 21호 승무원들을 태우고 지구로 돌아올 예정입니다.
로이터 통신은 이번 중국의 대응을 "빠르고 체계적"이라고 평가하며, 미국과의 극명한 대조를 지적합니다. 미국 보잉사의 스타라이너 캡슐을 타고 국제우주정거장으로 간 미국 우주비행사들은 당초 8일간 체류할 예정이었지만, 기체 결함으로 인해 무려 9개월이나 지연되어 올해 3월에야 다른 우주선으로 귀환할 수 있었습니다. 이 숫자는 단순한 기술력의 차이를 넘어선 시스템적 대응 능력의 차이를 보여줍니다.
우주정거장을 운영하고 우주인을 지속적으로 파견한다는 것은 상상을 초월하는 국력이 필요한 일입니다. 단순히 로켓을 쏘아 올리는 것만이 아니라, 24시간 365일 지상 관제 시스템, 비상시 즉각 대응할 수 있는 예비 시스템, 그리고 무엇보다 "한 번에 하나씩, 하나는 대기" 원칙으로 항상 예비 로켓과 우주선을 준비해 두는 여유가 있어야 합니다. 생명은 소중하니 늘 만일에 대비해야죠.
더 나아가 진짜 위기가 터졌을 때는 다른 국가의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외교적 개방성과 협력 관계도 중요할 것 같습니다. 국제우주정거장(ISS)이 여러 국가의 공동 운영인 것도 이런 이유에서 겠지요.
이런 뉴스를 볼 때마다 드는 생각이 있습니다. "내가 왜 하필 이 나라에서 항공우주 일을 하고 있을까?" 반쯤 농담이지만, 반쯤은 진짜입니다.
중국은 16일 만에 긴급 우주선을 발사하고, 미국은 민간 기업이 우주선을 개발하며, 인도도 화성 탐사를 성공시키는데...
그래도 멈출 수는 없습니다. 그냥 제 갈 길을 가야죠. 그저 묵묵히, 그리고 단단히 기반을 다져나가는 수밖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