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8월 6일, 미국 연방항공청(FAA)은 무인항공기시스템(UAS) 산업의 미래를 재편할 중대한 규정 제안 공고(NPRM), 즉 '비가시권(BVLOS) 운용의 정상화' 방안을 발표했습니다. 이는 단순히 드론 운용 범위를 넓히는 것을 넘어, 지난 100년간 이어져 온 유인 항공기 중심의 항공 패러다임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역사적인 전환점입니다.
기존의 Part 107 규정은 조종사가 항상 드론을 직접 눈으로 확인해야 한다는 가시권(VLOS) 운용을 전제로 설계되었습니다. 이로 인해 장거리 배송, 광역 감시, 인프라 점검 등 BVLOS 운용이 필수적인 상업적 활용 분야의 성장은 '예외'적인 허가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번 NPRM은 이러한 '면제 기반'의 접근에서 벗어나, BVLOS 운용을 예측 가능하고 확장 가능한 '일상'의 영역으로 편입시키기 위한 체계적인 청사진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그 의의가 매우 큽니다.
본 글에서는 FAA가 제안한 새로운 규제의 핵심 내용을 심층적으로 분석하고, 이것이 UAS 산업 생태계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 것인지 객관적으로 조망하고자 합니다.
FAA는 BVLOS 운용을 위해 완전히 새로운 두 개의 규정(Part)을 제안했습니다. 이는 기존 항공 규제 체계에 UAS를 끼워 맞추는 방식이 아닌, UAS 운용의 특성을 반영한 새로운 생태계를 구축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줍니다. 기존에 단일 규정(Part 107)으로 모든 소형 UAS 운용을 다루려 했던 것과 달리, 새로운 생태계의 두 핵심 주체인 '운항자'와 '서비스 제공자'의 역할과 책임을 명확히 분리하고 정의했습니다.
이 두 축은 상호 보완적으로 작동하며, FAA는 운항자와 서비스 제공자가 함께 만들어가는 하나의 '생태계'를 통해 BVLOS 운용의 안전성과 효율성을 담보하고자 하는 큰 그림을 그리고 있습니다.
새로운 규정은 모든 BVLOS 운용을 획일적으로 다루지 않고, 운용의 위험 수준에 따라 두 가지 경로를 제시하는 정교한 '위험 기반 접근(Risk-based Approach)'을 채택했습니다. 이는 규제의 효율성을 높이고 산업계의 혁신을 촉진하기 위한 핵심적인 철학입니다.
구분 | 허가 (Permit) | 증명 (Certificat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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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상 | 저위험·소규모 운항 | 고위험·대규모 상용 운항 |
구체적 예시 | • 통제된 접근 지역(농지, 사유지) 내 운항 | |
• 기체 1대 운용 | ||
• 공공 서비스(소방, 경찰) 및 교육 훈련 | • 인구 밀집 지역 상공 통과 | |
• 복수 기체 동시 운용 | ||
• 도심 내 소포 배송, 인프라 점검 등 상업 운항 | ||
신청 및 절차 | 신속하고 간소화된 절차. 제출 서류 간소화. | 포괄적인 안전성 입증 필요. 상세한 운항 매뉴얼, 안전 관리 시스템, 비상 대응 계획 등 제출. |
운용 제한 | • 지정된 통제 구역 내로 운항 범위 제한 | |
• 운항 시간 및 고도 등 추가 제한 가능 | • 승인된 운항 범위 내에서 광범위한 운용 가능 | |
• 보다 유연한 운항 조건 | ||
규제 목표 | 혁신 기술의 신속한 시장 진입 및 실증 지원 | 높은 수준의 공공 안전성 확보 및 대규모 상용화 |
이러한 이원화된 접근은 낮은 위험 수준의 운항에 대해서는 규제 부담을 줄여 혁신을 촉진하는 동시에, 높은 위험이 수반되는 대규모 상용 운항에 대해서는 체계적인 안전성 검증을 통해 대중의 신뢰를 확보하려는 균형 잡힌 정책 방향을 명확히 보여줍니다.
이번 NPRM에서 주목되는 변화 중 하나는 '책임의 주체'를 개인 조종사에서 기업(조직)으로 전환한 것입니다. 기존 Part 107에서는 조종사 개인의 자격과 책임을 강조했지만, 수십, 수백 대의 드론이 자동화 시스템에 의해 동시 운용되는 BVLOS 환경에서는 개인의 기량보다 조직의 시스템적 안전 관리 역량이 더 중요하다고 판단한 것입니다.
이는 개인의 실수 가능성을 조직의 체계적인 절차와 시스템으로 보완하고, 고도로 자동화된 운항 환경의 안전을 조직 단위로 책임지게 하는 모델로의 근본적인 전환을 의미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