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ve Eyes 또는 UKUSA 협정국인 5개 나라(미국, 영국, 호주, 캐나다, 뉴질랜드)가 AAM 감항인증 분야에 대해서 공식적으로 손을 잡았다는 소식입니다. 오늘은 얼마전에 약속한 대로 최근 공개된 'ROADMAP FOR ADVANCED AIR MOBILITY AIRCRAFT TYPE CERTIFICATION edition 1.0' 문서를 읽고 제 생각을 공유하고자 합니다. (※ 이 문서에서 말하는 AAM은 승객 탑승 중심의 협소한 의미로 보입니다. 원문은 "FAA, International Partners Collaborate on Advanced Air Mobility”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이 문서는 제목에서 '로드맵'이라는 단어를 사용하고 있지만, 내용을 깊이 들여다보면 아직은 로드맵이라고 부르기에는 추상적입니다. 이 문서는 사실상 'The National Aviation Authorities (NAA) Network'를 구성하기 위한 선언서에 가깝다고 보여집니다. 본문 첫 페이지부터 NAA 네트워크에 참여하는 국가들을 명시하며, 이들 국가의 항공당국 간 협력의 중요성을 역설하고 있습니다. 부록에 제시된 로드맵 역시 매우 개념적인 수준에 머물러 있어, 구체적인 실행 계획이라기보다는 네트워크의 지향점을 제시하는 성격이 강합니다.
이 로드맵에서는 NAA 네트워크가 AAM 항공기 형식증명을 위한 협력을 하기 위한 6가지 핵심 원칙을 선언했습니다. 이는 다음과 같이 요약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원칙들을 살펴보면, 미국 스스로 AAM을 준비하는 데 있어 할 일은 많고, 시간이 많이 필요하며, 자금은 매말라 가고 있는 절박함 가운데 나온 정책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리고 미국 내에서 개발되고 있는 Powered-lift 기체들에 대한 해외 판로도 열어 주어야 했을 겁니다. 이제 형식증명 단계에 있는데, 시장을 빨리 열어주지 않으면 모두 파산할 수 있으니까요.
이와 같은 이유로 항공 분야의 선두 주자였던 미국조차도 이제 유럽과 중국의 거센 추격을 받으며, 혼자서는 모든 혁신과 규제 변화에 대응하기 어렵다고 판단했을 것입니다. 이러한 배경에서 연합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같은 생각을 가진 국가들과의 협력을 통해 AAM 시대의 주도권을 이어가려는 전략적 움직임으로 보입니다. 우리에게는 오히려 좋은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이 문서에는 Five Eyes 국가 외에도 많은 국가를 네트워크에 참여시키고자 하는 의지가 곳곳에 담겨 있습니다. NAA 네트워크는 새로운 회원국을 추가하여 네트워크의 검증 프로세스에 대한 광범위한 글로벌 지원을 보장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으며, 능동적으로 감항성 요구사항, 적합성입증방안, 그리고 검증 기준 및 프로세스의 정렬에 기여할 수 있는 당국들과 NAA 네트워크 워킹 그룹을 확대하려는 노력을 계속하겠다고 되어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민수 및 상용 시장을 위한 드론과 UAM 정책은 결과적으로 우리 스스로의 발목을 잡게 되었습니다. 이런 현실을 서둘러 인식하고, 국제적인 흐름과 선도 국가들의 연합 움직임을 고려하여, 지금이라도 서둘러 NAA 네트워크에 가입하고 함께 연합하는 것이 우리의 갈 길인지도 모릅니다. 국제적인 표준과 규제 조화에 적극적으로 참여함으로써, 국내 산업의 국제 경쟁력을 강화하고 AAM 시대의 선두 그룹에 합류할 수 있는 기회를 모색해야 할 것입니다.
우리나라의 민수(civil) 및 상용(commercial) 시장을 위한 드론과 UAM 정책은 결과적으로 우리 스스로의 발목을 잡고 있는 부분이 없지 않습니다. 현행 항공안전법은 비행기, 헬리콥터, 비행선, 활공기만을 항공기로 정의하고 있어, 미국처럼 '그 외(special class)' 항목이 존재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국내법상으로는 최대이륙중량이 항공기급이더라도, 동력으로 수직이착륙하고 날개로 양력을 받아 비행하는 AAM 기체는 항공기가 될 수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