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UAE의 우주산업 현황이 주목됩니다. 기술 수준도 의미있고 성장 속도도 빠르지만, 무엇보다 그들만의 고유한 정체성과 방향성을 잘 찾고 있는 것 같아서 더욱 그렇습니다. 그러던 중 두바이 소재 'LEAP 71'이라는 회사를 알게 되었고, 이들의 접근 방식에서 아래와 같은 매우 흥미로운 부분을 알게 되었습니다.
LEAP 71은 'Noyron'이라는 AI 시스템으로 로켓 엔진을 자동 설계합니다. Noyron은 오픈소스 기하 커널 'PicoGK'를 기반으로 개발되었다고 하네요. 전통적 CAD가 사용하는 B-Rep 방식 대신 복셀(Voxel) 기반으로 복잡한 구조를 에러 없이 처리합니다. 오픈소스 정신과 첨단 AI를 결합한 독특한 접근입니다.
전통적 방식이 수년 걸리는 것과 달리, 이들은 단 2주 만에 설계를 완료한다고 그들은 '홍보'합니다. 과장된 감도 있겠지만, 그래도 혁신적인 기간 단축에 성공한 것은 맞는 것 같습니다. 2024년 6월 첫 5kN 엔진이 테스트 첫 시도에서 성공했고, 같은 해 12월에는 대중적이지 않은 에어로스파이크 엔진 연소시험에도 성공했습니다.
LEAP 71은 영국 셰필드대학, 독일 Nikon SLM Solutions, Aconity3D 등과 긴밀히 협력하고 있어서, 우주제품 개발 과정에서 보기 힘든 국제협력도 잘 이끌고 있는 것 같습니다. 셰필드대학은 독립 검증을, 독일 파트너들은 첨단 3D 프린팅 제조를 담당합니다. 2025년 11월에는 UAE의 Aspire Space와 200kN급 재사용 로켓 엔진 개발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가장 인상적인 점은 실패를 숨기지 않는 태도입니다. 2025년 11월 20kN 메탄 에어로스파이크 시험에서 '녹색 화염(구리 용융)'이 관측되었을 때, 이를 즉시 공개하며 "한계를 찾기 위해 도전한다"고 밝혔습니다. 이러한 데이터는 즉시 AI 모델에 반영되어 개선된다고 합니다. 그리고 이번만이 아니라 지금까지도 시험 결과를 Noyron에 반영해서 실제 설계 결과를 개선해 온 것으로 홍보하고 있습니다.
2024년 6월 5kN 케로신 엔진으로 시작해, 2025년 11월 20kN 메탄 엔진까지 불과 1년 반 만에 발전했습니다. 2026년에는 200kN 엔진을, 2027년에는 SpaceX Raptor 수준의 2MN(200톤)급 엔진 시험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아마 추력이 커질 수록 지금까지 보여준 경이로운 개발속도를 보여주지는 못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리고 AI를 기반으로 한 설계가 예상하지 못한 한계를 만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들의 이 시도가 정말 기대가 됩니다.
Blue Origin 처럼 보수적으로 접근하는 것도 매우 의미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나라 스타트업 중 LEAP 71과 같은 도전적인 기업도 나타났으면 좋겠습니다. 우선 그러려면 시스템통합 보다는 기술적 해자를 보여줄 아이템 하나를 제대로 선정하는 것이 우선인 것 같습니다. 결국 딥테크 영역에서는 너무 욕심부리지 말고 자기 정체성을 잘 찾는 것이 우선인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우리나라에는 가용한 자원이 부족하다는 현실 속에서 성장해야 하기 때문입니다.